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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천생태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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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Tour 1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1급수 자연하천 따라 걷는 즐거움

정릉천 생태 트레일 걷다보면

버들치도 만나고 청둥오리도 만나요

 

정릉천은 나의 일터이자 일상이고, 정릉동에서 가장 애정을 쏟는 공간이다. 마을장터인 개울장을 여는 공간인 만큼 정릉천별똥대대원들과 2주에 한 번씩 만나 쓰레기를 줍고 하천 오염 상태를 체크하며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생태 전문가에게 주워들은 이야기들로 정릉천을 찾는 이들에게 가이드를 해주고 있으며, 국민대 학생들이나 어린이들을 초대해 정릉천의 소중함을 알리는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몇몇이 아닌 우리 모두가 이곳을 함께 지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고 마음을 쓰고 있다.

정승채(마을인시장협동조합) 사진 최영미(슬로카페달팽이), 양혁진(마을인시장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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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릉시장을 찾는 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정릉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시장을 관통하는 자연하천인 정릉천이라고 자부한다. 시장 중간에 있는 다리광장이나 정릉시장고객센터 건물 앞 다리 위에 서서 정릉천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업무 스트레스 정도는 한방에 날아간다. 이런 지형적 특성을 살려 만들어진 것이 마을 플리마켓 개울장이고 7년 넘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성공적인 장터가 되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달 둘째넷째 주 토요일이면 개울가 산책로에 200여 팀 넘는 셀러들이 길게 좌판을 편 풍경이 가히 장관이다. 정릉천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 왔다는 주민도 많고, 맛집 찾아 놀러왔다가 정릉천에 반했다는 이도 많다. 정릉천 어디에서라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2 마냥 좋았다가 좀 더 알고 싶어졌던 순간

하는 일이나 심리적 위안마저 개울에 기대어 있으니 장터가 끝나면 쓰레기를 치우는 등 정리를 하며 정릉천을 좀 더 아끼고 가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년 전부터 개울장이 열리지 않는 첫째셋째 주 수요일마다 마음 맞는 이들이 모여 정릉천 청소와 식물 묘목 심기 등으로 정릉천별똥대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컵이나 음료수병 등 의외로 일회용 쓰레기가 많아 이를 활용해 개울장날 미니 어항 만들기도 하고 버드나무(지금은 베어졌다) 잎을 따 피리도 불어보고 콧수염도 만들어보는 작은 투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나뭇잎배를 만들어 개울에 띄우는 체험도 꽤 인기였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정릉천엔 어떤 생명체들이 살고 있지? 저 나무는, 저 풀은 이름이 뭘까? 정릉천 생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음을 깨닫고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정릉천별똥대활동으로 생태공부와 오염원 감시 활동을 더했다. 가장 놀라운 발견은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버들잎을 닮은 물고기)가 제법 많이 서식한다는 것. 버들치 서식은 정릉천의 큰 자랑이다. 그래서 우리가 꿈꾸는 마을 이름도 버드치가 사는 깨끗한 마을이라 버들치마을이 되었다.

올해부터는 블로그(https://blog.naver.com/rivers.or.kr)정릉천별똥대 활동과 수질검사 내용, 정릉천식물도감을 기록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1년간 열심히 기록한 결과, 정릉천 식물의 90%가 외래종이다. 할 수 있다면 우리 들꽃들을 심어 많이 퍼뜨리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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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버들치와 청둥오리, 돌다리와 모래톱

버들치는 색이 누런 것이 모래나 바위 색과 비슷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인다. 생태투어를 할 때도 저기 버들치 있다하면 어디요, 어디요하며 못 찾는 이도 많다. 그럴 때 물을 한 바가지 떠보면 그 안에 꼬물꼬물 움직이는 작은 버들치를 만날 수 있다. 물론 바로 놓아주어야 한다. 정릉천엔 새도 많이 사는데, 철새로 와서 텃새가 된 청둥오리가 대표적이다. 흰색오리 가족이 살 때는 가족 수가 그리 많지도 않고 상류 쪽에만 살더니, 그들이 죽고 난 후 몇 년 사이 대가족이 되어 정릉천 곳곳에서 모습이 보인다.

정릉천의 매력은 하천을 건널 수 있는 돌다리와 군데군데 자연 조성된 모래톱이다. 모래톱 생태계를 들여다보는 것도 매우 재밌는데, 가장 큰 모래톱이 하류에 있는 개울섬이다. 다른 구간 모래톱들은 비가 많이 오면 사라졌다가 또 생기곤 하는데, 개울섬은 이미 섬이 되어 늘 그곳에 있으면서 많은 반려견들의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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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짧게는 300m, 길게는 1km

보통 정릉천 생태 투어를 진행하면 개울섬부터 슬로카페달팽이까지 300여미터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소개하는데, 이렇게 하면 30분이 훌쩍 지난다. 정릉천 역사나 주변에 얽힌 이야기, 모래톱이나 징검다리 등 개천 형태 이야기,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나 식물을 소개하는 생태 이야기, 이곳에서 하는 활동 이야기 등을 나누고, 여기에 나뭇잎배 만들기, 미니 어항 만들기 등 몇 가지 체험을 하면 1시간이 금방이다.

그냥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도 정릉천을 즐기는 방법이다. 아직 몇 번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하류인 개울섬부터 상류인 거북바위와 너럭바위까지 가면 1킬로미터 남짓이다. 왕복 2킬로미터를 다녀오는 데 30분이지만, 중간 중간 달라지는 풍경과 샛길로 빠지는 유혹의 순간들을 받아들이면 몇 시간도 모자란다. 정릉천을 중심으로 버들치마을의 모든 곳이 연결된다. 예전엔 슬로카페달팽이만 있었지만 지금은 카페가 여럿 생겨 천변에서 음료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정릉천은 아리랑시장, 정릉시장, 경국사, 정릉골, 북한산으로 이어진다. 국민대와 서경대로도 이어진다. 어느 샛길로 빠져도 나쁘지 않다. 큰 카메라를 매고 연신 셔터를 누르거나 스케치북을 펴놓고 그림을 그리는 이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5 정릉천 전 구간을 즐기는 법

정릉천 하류 개울섬부터 상류 너럭바위까지 따라 가보자. 아무래도 상류는 물흐름이 빠른 계곡 형태이고 하류는 편편히 흐르는 하천 느낌이다. 풍경 자체로 즐겨도 좋지만,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어느 날 문득 정릉천 속내가 궁금하다면 언제라도 찾아주길 바란다. 정릉천별똥대 정승채, 양혁진, 최영미가 달려가 버들치도 잡아주고 바위 이름도 알려주고 사진 잘 나오는 포인트도 알려준다. 운이 좋으면 정릉천 주변 마을의 역사를 모두 알고 있는 아주 멋진 이웃도 소개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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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섬은 모래섬

무료 애견카페라 불릴 정도로 비만 오지 않으면 다양한 강아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반려인에게는 최고의 쉼터이지만 우리에게는 최고의 생태탐방 포인트다. 하천 모래톱 형성을 이해하고, 자생하는 생태계를 살펴보기에 좋기 때문이다.


다리 밑 쉼터

개울섬에서 나와 위로 올라가다보면 첫 번째 다리가 나온다. 정릉천엔 징검다리 말고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총 12개다. 그중 아래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다리는 5개뿐이고, 차가 지나다닐 정도로 비교적 넓어 특별한 쉼터가 돼주는 곳이 세 곳 정도다.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라 물살과 만나 더 시원한 것은 덤이다. 마리 밑은 울림이 좋아 개울장이 열리면 공연장이 된다. 다리 밑에 있어서 미태극장이라 부르는데, 만들어놓은 무대가 지난해 장마에 떠내려가 찾지 못한 슬픈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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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징검다리들

주로 차가 넘어가도록 만든 큰 다리 말고 징검다리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천에 있는 돌로 만든 것도 있는데, 잘 깎인 큰 돌덩이를 가져다놓은 징검다리라 해도 모양이 각기 달라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놀이 공간이 된다. 돌다리 사이사이를 다른 돌로 막거나 그 사이에 몸을 기대고 물살을 느끼는 등 다양한 활용법을 보며 매번 아이들의 상상력에 감탄한다. ‘징검다리는 단어 자체가 정감어리다. 개천을 건널 때 큰 다리보다 징검다리를 이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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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지점, 경국사

정릉천 산책로 상류 방향은 경국사 입구를 기점으로 왼쪽 길에서 오른쪽 길로 바뀐다. 길이 바뀌면서 풍경도 확 바뀌는데, 정릉천에서 정릉계곡이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시 산장연립 앞 다리에서 왼쪽으로 바뀐다. 정릉시장에서 정릉천 산책을 시작하면 대부분 경국사까지 갔다 오자하고 출발한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도 경국사는 꼭 한 바퀴 돌아보자. 매우 오래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정릉시장 이웃들의 단풍놀이터이기도 하다.

 

산장연립 체크포인트

정릉동 최초의 아파트 산장연립도 외지에서 사람들이 오면 보여주고 싶은 곳이다. 큰 글씨로 쓰여 있는 이름이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여기 다리를 건너면 우리 동네 최고 맛집 중 하나인 바람 난 오리 궁뎅이가 있다. 박경리 가옥 이정표가 있고, 정릉골 벽화도 보인다. 1만여 평에 달하는 정릉골 탐방 코스 초입이다.

 

상류 너럭바위

왼쪽에 정릉골을 두고 산책로를 조금만 더 걸으면 드디어 정릉천으로 이어진 산책로가 끝난다. 일반 도로로 올라가면 버스종점들이 나오고 북한산정릉탐방로 입구가 보인다. 최근 안전을 위해 정비를 많이 해서 매력이 뚝 떨어지기는 했지만 가족들이 편하게 돗자리 펴고 놀 만한 큰 너럭바위가 있고, 정릉골 숲이 그늘을 만들어줘 소풍 기분 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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